스위스 수도 베른 Bern 여행 정보 총정리

스위스프렌즈
7월 5일
4분 분량

안녕하세요, 차가운순대입니다.

이제는 스위스의 수도가 베른 Bern 인 걸 모르시는 분이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취리히, 루체른, 인터라켄, 바젤, 로잔 등 스위스 어디서나 약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접근성과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알고 보면 굉장히 아름다운 도시랍니다. 우리나라 수도 서울이 가장 크고 바쁘게 움직이는 곳으로 간주되는 것과 달리, 스위스 수도 베른은 인구 기준 5번째로 크고, 재미있게도 스위스에서도 사람들의 걸음걸이가 가장 느린 곳 중 하나로 알려져 있어요.

■ 스위스 베른 여행 핵심코스

아무리 베른이 아름답다고 해도 대부분의 한국인 여행객은 스위스 여행의 주목적이 알프스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베른은 2~3시간 정도 둘러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짧게 둘러보려는 분들에게는 복잡한 코스 없이 장미공원Rosengarten 만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장미공원에서 내려다보는 베른 시가지의 전경이 가장 아름답기 때문이죠.

■ 스위스 베른 역에서 장미공원 가는법

시간이 많지 않은 분들은 베른 기차역에 내려서 10번 버스를 타고 장미공원으로 간 뒤, 도보로 다시 베른역까지 돌아오는 코스가 가장 효율적입니다. 1~2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으면서도 베른 구시가지를 관통하며 베른의 핵심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코스랍니다.

■ 스위스 베른역 짐보관

짐이 있을 경우 베른 기차역 안에 관광 안내소 옆으로 짐 보관소가 있으니, 굳이 힘겹게 짐을 들고 여행할 필요 없이 활용하세요. 또한 관광 안내소에서는 무료로 지도도 나눠주니 하나 받아가시면 여행에 큰 도움이 됩니다.

베른 기차역이 조금 복잡해서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은 어리둥절할 수 있습니다만, 메인 출구 쪽으로 쭉 나가시면 됩니다. 스위스에서 보기 드물게 세련된 역사를 자랑하는 수도 베른의 중앙역에서 길을 건너고 조금 더 앞으로 가면 버스와 트램을 탈 수 있는 정류장이 있습니다. 스위스트래블패스나 세이버데이패스 소지자라면 베른 시내 교통도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는 점, 잊지 마세요!

■ 베른 버스 이용 꿀팁

10번 버스를 타면 되는데, 스위스에서는 꼭 앞으로 가서 운전기사에게 티켓을 보여줄 필요는 없어요. 앞이든 중간이든 뒤든 편하게 타시고, 혹시 검표원이 와서 표를 보여달라고 할 때 보여주시면 됩니다. 검표원을 만날 확률은 그리 높지 않지만, 꼭 티켓을 사지 않고 오면 기가 막히게 검표원을 만나서 벌금을 물게 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하세요. "여행객이라 몰랐다"는 변명도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버스 문은 버튼을 눌러야 열리는 형식이니, 문이 안 열리면 노란색 버튼을 찾아 눌러주세요.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된 곳인 만큼 베른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기대하지 않고 오신 여행객분들도 만족도가 꽤 높은 편입니다. 야경도 무척 아름답구요. 짧은 코스로 1~2시간 일정을 추천해 드렸지만, 더 길게 머물러도 충분히 좋고 주변에 가볼 만한 곳도 꽤 많이 있습니다. 이건 뒤에서 더 자세히 소개해 드릴게요.

베른의 매력 중 하나는 도시 곳곳에 있는 다양한 분수대인데요, 각 분수대마다 조각이 다 달라서 분수대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베른 대성당 입구에 있는 조각들도 자세히 보시면 재미있는 요소가 많아요.

이 조각은 스위스 베른 대성당(Berner Münster) 정문 위에 있는 최후의 심판 조각 (Das Jüngste Gericht / Last Judgment) 장면입니다. 15세기 말, 고딕 양식으로 제작된 이 조각은 스위스에서 가장 정교하고 잘 보존된 중세 조각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 조각 설명: 무엇을 표현했을까?

이 작품은 천국과 지옥으로 나뉘는 인간의 운명, 즉 최후의 심판을 시각적으로 드라마틱하게 보여줍니다.

🔵 왼쪽 (관람자 기준): 천국의 영역

· 황금빛 갑옷을 입은 천사 미카엘이 중심에 있고, 그의 위쪽에는 천국으로 인도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 선한 자들이 위쪽 계단을 따라 올라가며, 황금빛 왕좌에 앉은 성모 마리아와 성인들의 무리가 맞이합니다.

· 배경의 파란색과 별, 금빛 장식은 천상의 세계를 상징합니다.

🔴 오른쪽: 지옥과 저주받은 자들

· 중앙의 불타는 언덕 위로 악마와 괴물들이 사람들을 끌고 가고 있으며, 공포와 고통에 찬 인간들의 표정이 생생합니다.

· 혓바닥을 내민 녹색 괴물, 사슬에 묶인 벌거벗은 죄인들, 불길과 악마 얼굴이 지옥의 고통을 표현합니다.

· 아래에는 다양한 죄(탐욕, 교만, 간음 등)를 상징하는 모습으로 묘사된 사람들도 있어요.

첨탑 위로 올라가서 바라보는 베른 시내 전경도 꽤나 멋지지만, 계단이 많아 다리가 아플 수 있으니 체력을 고려해서 도전하세요.

콘하우스(Kornhaus)는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이긴 하지만, 한국인 여행객이 많이 찾는 필수코스는 아니니 시간이 부족하다면 패스해도 될 것 같네요. ㅋㅋㅋ

베른의 상징은 곰이라 곰공원 Bärenpark 도 있습니다. 이 바로 앞에 있는 Altes Tramdepot에서 맥주 한 잔 마셔보시면 정말 맛있습니다.

맥주를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감옥탑(Käfigtrum)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스위스에서 보기 드문 아이스커피를 즐겨보시는 것도 좋은 선택이에요. ㅋㅋㅋ 사람들이 좋아하는건 시계탑 Zytglogge

연방의사당(Bundeshaus)은 우리나라로 치면 국회의사당 같은 곳이죠? 멋진 건축물과 분수가 인상적인 곳입니다.

구시가지를 다니다 보면 이런 반지하 상점 (Kellergeschäft) 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베른만의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포인트입니다.

🏛️ 이 공간들의 원래 용도는 무엇이었을까?

베른 구시가지의 이러한 반지하 공간들은 원래 "지하 저장고(Keller)"로 지어진 것이었어요. 주요 용도는 다음과 같았죠:

· 와인·맥주 저장고

· 식량 보관창고

· 상업용 창고 (장사꾼들이 물건을 저장)

· 장인의 작업공간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는 상인이나 장인이 건물 위층에서 생활하고, 아래층과 지하에서는 물건을 보관하거나 생산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어요.

🏙️ 어떻게 상점으로 바뀌었을까?

베른은 1983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그 전후로 구시가지 보존과 활성화가 중요한 도시 정책이 되었어요. 그러면서:

· 도시 미관과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지하공간을 개조

· 현대 안전기준에 맞춘 환기, 조명, 출입구 확장

· 임대 가능하게 리노베이션 → 소규모 상점, 부티크, 카페, 미술 공간으로 전환

· 특히 베른의 유명한 "Lauben" (아케이드 통로) 아래의 반지하 공간은 임대료도 저렴하고 개성이 강한 공간이라 젊은 창업자나 예술가들에게 인기가 높아요.

■ 베른에서 좀 더 많이 보고 싶다면

스위스트래블패스 소지자의 경우 스위스 500여 개의 뮤지엄이 무료 입장 가능하니, 이 혜택을 활용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1. 구르텐(Gurten)

스냅작가로 유명하신 베르너님께서 알려주신 곳이고, 의외로 만족도가 높은 곳이죠! 베른을 조금 더 많이 둘러보고 싶다면 가볼 만한 곳 중에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베른 시내도 한눈에 내려다보고, 날씨가 좋으면 저 멀리 알프스까지 볼 수 있는 명소랍니다.

2. 파울 클레 센터(Paul Klee Zentrum)

미술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청기사 학파의 일원인 파울 클레를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스위스에는 자코메티, 르 꼬르뷔지에, 팅겔리, 파울 클레 등 알고 보면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꽤나 많은데요. 그중 하나가 바로 파울 클레 센터입니다.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약간 아쉽긴 하지만, 미술 애호가라면 꼭 방문해볼 만한 곳입니다.

3. 아인슈타인 박물관 (아인슈타인 생가 아님)

아인슈타인 하우스(Einstein Haus)는 베른 구시가지 시계탑 근처에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고, 아인슈타인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다면 아인슈타인 박물관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생각해낸 것이 바로 스위스 특허청에서 근무했을 때죠? ㅎㅎㅎ 트램이 움직이며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 역사의 한 페이지를 느껴볼 수 있는 곳입니다.